씨티은행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9월부터 내년 여름까지 빠르게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 애널리스트 팀은 지난 5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새로운 경기 둔화 조짐이 확인됐다며 "연준이 올해 9월부터 내년 7월까지 8번의 0.25%p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5.25-5.5%의 기준금리를 3.25%-3.5%로 2%p 낮춰 2025년 남은 기간까지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수석 경제학자 앤드류 홀렌호스트가 이끄는 씨티 애널리스트 팀은 "2023년 물가가 '고착 상태'에서 둔화세를 재개했으며 강력했던 경제 상황이 냉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최근 경제 및 고용 지표가 급격한 악화 조짐이 금리인하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을 가리키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 48.5를 기록, 3개월 연속 위축세를 보이고 있다. ISM의 비제조업(서비스업) PMI 역시 48.8로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PMI는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50 미만이면 경기 위축으로 해석된다.
씨티는 "지속적인 경제 둔화는 (첫 금리인하) 이후 7차례의 연준 회의에서 매번 금리인하를 촉발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6월 미국 고용 시장은 예상보다 많은 신규 일자리를 추가했지만 실업률이 오르며 고용 냉각 신호를 보냈다. 20만6000개 신규 일자리는 예상치 대비 높은 수준이었지만 전월에 비해 줄어들었고, 4월과 5월 신규 일자리 수도 기존에 알려졌던 수준에 비해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률은 4.0%에서 4.1%로 2021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깜짝 상승했다. 은행은 "(신규 일자리 수와 마찬가지로) 급여 데이터 역시 상방으로 치우쳐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별도의 설문 조사를 통해 확인된 실업률이 더 중요한 지표"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 지표 '샴 법칙'에 따라 실업률이 현재 상승 속도를 유지할 경우 8월 경기침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은행은 "6월 임시 서비스 일자리 4만9000개가 줄었다"면서 "고용주가 중요성이 가장 낮은 직원부터 줄이기 시작한 것인데, 이는 경기 침체가 다가올 때 흔히 볼 수 있는 감소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월가는 대부분 실업률 충격 없이 물가 안정을 이루는 '경기 연착륙'을 예상하고 있지만 씨티은행은 경제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은행은 고용 호조가 나타난 지난 2월과 지난 5월에도 "미국은 경착륙을 앞두고 있다"면서 "이를 금리인하만으로는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은행 수석 경제학자는 지난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심각한 경기 침체가 발생하면 정부의 부채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기 부양을 위해 정부 지출을 확대한다는 정치적 합의가 이뤄질 수 있지만, 경미한 경기 침체가 발생할 경우 이 같은 합의가 나오지 못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경제를 덜 둔화시켰던 것처럼 금리인하도 예상만큼 경제를 자극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0년 국채 수익률이 이미 2년 국채 수익률보다도 낮다면서 "특히 정부 부채 증가 및 물가 상승이 상향 압박을 더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채 수익률이 크게 하락할 여지가 적다"고 덧붙였다.
씨티은행 전문가는 "경제 활동은 대부분 5년물 국채 수익률과 10년물 국채 수익률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정책 금리(overnight policy rate)와 큰 관련이 없다"면서 "금리인하로 인한 경기 부양 효과를 얼마나 전달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물가 개선세를 강조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발언, 아울러 물가에서 경제 약화로 움직인 FOMC의 관심 역시 오는 9월 첫 금리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선물시장은 9월 금리인하 확률을 70.8%, 12월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46.5%로 보고 있으며 내년 7월까지 5번의 금리인하를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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