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미국 대통령이 '메이드 인 USA' 비트코인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해외 채굴업체들의 급성장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6월 마러라고(Mar-a-Lago)에서 암호화폐 채굴업체 임원들과 만난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모든 비트코인을 미국에서 생산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이는 암호화폐 회의론자였던 트럼프가 업계의 강력한 지지자로 변모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시애틀 소재 럭서테크놀로지(Luxor Technology)의 최고운영책임자 이단 베라는 "트럼프다운 발언이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은 탈중앙화된 네트워크로 누구도 채굴 과정에 대한 통제나 참여 제한이 불가능하다. 매년 수백억 달러 규모의 수익을 창출하는 이 산업에 전 세계 대규모 채굴업체들이 진출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러시아 올리가르히, 두바이 왕족, 아프리카 진출 중국 사업가들이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했다. 막대한 자금력과 전력 공급망을 바탕으로 수익성 높은 채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전체 발행량 2100만 개 중 95%가 이미 채굴됐으나, 생산 한도 도달까지는 약 100년이 걸릴 전망이다. 미국 비트코인 채굴 산업은 지난 수년간 가격 급등으로 수십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하지만 업계 분석가들에 따르면 미국 기반 채굴업체들의 전체 컴퓨팅 파워는 50% 미만이며, 국내 기업들만으로 전체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건 불가능하다. 각 지역별 컴퓨팅 파워 출처를 보여주는 공개 데이터는 없지만, 럭서와 같은 대형 암호화폐 채굴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채굴 위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채굴자들의 비트코인 보상 획득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컴퓨팅 파워를 집계하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더 구체적인 정보를 확보한다. 클린스파크(CleanSpark Inc.)와 라이엇플랫폼스(Riot Platforms Inc.) 같은 미국 채굴업체들은 트럼프를 신속히 지지했다. 이들은 트럼프가 고에너지 소비 공정에 대한 환경 영향 심사를 완화하고, 해외 경쟁을 제한하며, 바이든 행정부의 제한적 지침을 철회할 것으로 기대했다. 트럼프의 암호화폐 지지로 지난 선거에서 단일 산업 최대 규모인 1억3500만 달러의 선거 자금이 모금됐다. 트럼프-밴스 인수위원회 대변인 쿠시 데사이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암호화폐부터 AI까지 차세대 기술 분야에서 미국이 세계 선두를 유지하는 비전으로 선거운동을 했다"며 "트럼프-밴스 행정부는 업계 거물들과 협력해 채굴부터 최종 사용 솔루션까지 암호화폐 산업의 모든 측면에서 미국의 리더십과 혁신을 보장하기 위해 재능과 자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 급속한 확장과 최근 암호화폐 시장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제 제재와 일부 신흥국의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해외 채굴업체들의 운영이 더욱 확대됐다. 비트코인 채굴용 전문 컴퓨터의 최대 중개업체 중 하나인 신테크디지털(Synteq Digital)의 최고경영자 타라스 쿨릭은 "여러 시장에서 큰 성장이 예상된다"며 카자흐스탄 같은 동유럽 국가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지역 판매가 모두 상승세"라고 전했다. 아시아 지역의 대규모 판매는 2021년 정부의 전면 금지 조치 이후 중국의 비트코인 채굴 활동 증가를 보여준다. 쿨릭에 따르면 러시아의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완화도 이 나라의 산업 부활을 촉진하고 있다. 일부 아프리카와 남미 국가들의 비트코인 채굴 수익률은 미국 업체들보다 훨씬 높다. 수력발전이 풍부한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암호화폐 채굴 허브 중 하나다. 달러화 기반 채굴 수익은 아르헨티나 같은 국가의 현지 운영자들이 인플레이션 악순환을 피하고 저축을 보존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미국 채굴업체들도 텍사스 등 주의 전력 비용 상승으로 해외 진출에 나섰다. 시가총액 기준 최대 채굴업체인 마라홀딩스(MARA Holdings Inc.)는 아부다비 국부펀드 소유 현지 기업과 합작사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이 합작사는 중동 최대 규모의 채굴장 중 하나를 건설할 예정이다. 미국 내 운영도 국내 채굴업체들에게만 전념하지 않는다. 많은 채굴업체가 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하며, 미국이나 해외의 누구나 기계를 구매하고 운영 비용을 지불해 비트코인을 채굴할 수 있다. 트럼프는 미국 채굴업체들에게 또 다른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은 중국 기업 비트메인(Bitmain)이 제조하는 비트코인 채굴기 비용을 상승시킬 가능성이 크다. 채굴기는 전기와 함께 채굴업체의 두 가지 주요 비용 중 하나다. 하지만 많은 채굴업체에게 트럼프가 가져올 혜택이 피해보다 크다. 쿨릭은 "트럼프는 비트코인 채굴에 있어 최고의 일이 될 것"이라며 "에너지와 경제 성장을 지지하는 대통령 유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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