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비트코인 ETF, 역대 최단기간 500억달러 자산 돌파

블랙록(BlackRock)의 아이쉐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가 출시 11개월 만에 자산 5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상장지수펀드(ETF)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데뷔를 기록했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블랙록의 아이쉐어즈는 전 세계에 1400개 이상의 ETF를 운용하고 있지만 IBIT만큼 빠른 성장세를 보인 상품은 없었다고 밝혔다. 스트라테가스 시큐리티즈(Strategas Securities)의 ETF 기술전략 담당 매니징 디렉터 토드 손(Todd Sohn)은 IBIT의 규모가 20년 이상 된 50개 이상의 유럽시장 ETF 자산을 합친 것과 맞먹는다고 설명했다. ETF스토어(The ETF Store)의 네이트 제라시(Nate Geraci) 대표는 이를 "ETF 역사상 가장 위대한 출시"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loomberg Intelligence)의 제임스 세이파트(James Seyffart) 애널리스트는 "IBIT의 성장은 전례가 없다"며 "모든 자산군을 통틀어 가장 빠른 속도로 주요 이정표를 달성한 ETF"라고 분석했다. 현재 자산 규모와 0.25%의 보수율을 고려하면 IBIT는 연간 약 1억1200만 달러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IBIT의 성공은 블랙록의 기록 달성을 넘어 비트코인 시장의 전환점이 됐다. 11조 달러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투자회사의 진출로 비트코인 가격이 처음으로 10만 달러를 돌파했고, 기관 투자자와 회의적이었던 개인들의 참여도 이끌어냈다. 미국의 현물 비트코인 ETF 도입은 험난한 여정이었다. 2013년 윙클보스 형제가 비트코인 가격이 100달러에 불과할 때 처음 시도했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거부로 무산됐고, 이후 여러 시도도 실패했다. 디지털 자산 회사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츠(Grayscale Investments)는 포기하지 않고 SEC와 법정 싸움을 벌였다. 2023년 연방항소법원이 비트코인 신탁의 ETF 전환 신청 거부를 뒤집으며 중요한 승리를 거뒀다. 같은 시기에 투자업계의 거인 블랙록이 참여했다. 래리 핑크(Larry Fink) CEO는 한때 비트코인을 자금세탁 수단이라고 비판했지만, 전통 금융계의 다른 인사들처럼 입장을 바꿔 비트코인을 '디지털 골드'로 보기 시작했다. ETF 출시에서 완벽한 실적을 자랑하는 블랙록의 현물 비트코인 ETF 경쟁 참여는 승인이 확실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1월 승인 이후 블랙록은 피델리티(Fidelity), 반에크(VanEck), 그레이스케일 등과 함께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는 최초의 미국 ETF를 성공적으로 출시했다. 12개 펀드의 총 자산은 현재 약 1070억 달러에 달한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SEC가 기존의 '선착순' 절차에서 벗어나면서 블랙록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반에크의 디지털자산연구 책임자 매튜 시겔(Matthew Sigel)은 "SEC가 이런 관행에서 벗어나 발행사들에게 불공평한 경쟁 구도를 만들었다"며 "초기 신청자들이 장기간의 규정 준수와 높은 법률 및 운영 비용을 부담한 반면, 후발 주자들은 빠르지만 불투명한 과정의 혜택을 받았다"고 말했다. 시겔은 "모든 ETF 발행사가 블랙록의 선도를 기다려야 한다면 혁신과 소비자 선택권을 잃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IBIT는 현물 비트코인 ETF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에릭 발추나스(Eric Balchunas)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500억 달러 도달까지 걸린 시간이 두 번째로 빠른 블랙록의 아이쉐어즈 코어 MSCI EAFE ETF보다 5배나 빨랐다. IBIT는 올해 강한 수요를 보인 블랙록의 금 ETF를 제치고 세계 2위 금 펀드가 됐다. 순유입액은 370억 달러로 올해 세 번째로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제라시는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지 않는다면 2025년 IBIT가 최대 금 ETF인 SPDR 골드쉐어즈(SPDR Gold Shares)를 추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IBIT와 다른 비트코인 ETF는 올해 비트코인 가격이 118% 상승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출시 이후 자금 유출을 기록한 날은 9일에 불과했으며, 일평균 거래량은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IBIT는 처음으로 연계 옵션 상품을 출시했다. 11월 19일 출시 이후 이 옵션은 ETF 연계 상품 중 가장 활발한 거래를 보이며 일평균 17억 달러의 명목 거래량을 기록했다. 연구기관 어심500(Asym500)은 "ETF 옵션 시장이 소수 기초자산에 거래가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는 가운데, 두 번째로 활발한 현물 비트코인 옵션인 피델리티와 그레이스케일 펀드의 일일 거래량은 각각 IBIT의 1% 수준"이라고 밝혔다. 블랙록이 암호화폐 관련 상품에서 앞서나가는 동안 주요 경쟁사인 뱅가드(Vanguard)는 현물 비트코인 ETF를 제공하지 않고 중개 거래도 허용하지 않는다. 제라시는 "뱅가드의 저비용 주식채권 펀드에 분산 투자하면서 소액의 암호화폐를 배분하려는 투자자들이 있다"며 "암호화폐를 표준 포트폴리오 자산으로 보는 젊은 투자자들을 소외시켜 최대 경쟁사가 '더 진보적이고 혁신적인 자산운용사'로 자리매김할 기회를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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