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폭락의 핵심 인물 권도형 전 테라폼랩스 대표가 미국 뉴욕법원에서 진행된 심리에서 혐의를 부인했다고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몬테네그로에서 미국으로 최종 송환된 권씨(33)에 대해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증권 사기, 전신 사기, 상품 사기, 자금세탁 공모 등 9가지 형사 혐의를 제기하고 있다.
권씨가 실현 불가능한 사업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지속적으로 허위홍보, 거래조작 등 부정한 수단을 동원해 전세계 투자자를 속이고 부당이익을 취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테라폼랩스의 핵심 상품은 권씨가 광고한 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투자자를 유인하기 위해 탈중앙화 금융 시스템이라는 환상을 만들어내기 위해 조작됐다"고 고발했다.
한편, 이날 미국 송환 후 처음 법정에 출석한 권씨는 로버트 러버거 치안판사 앞에서 제기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또한 보석 없는 구금에 동의해, 심리 이후 브루클린 연방 구치소에 수감됐다. 다음 법원 심리는 이달 8일로 예정돼 있다.
권씨는 2022년 5월 붕괴한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테라USD(UST)·루나(LUNA)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이다.
테라는 알고리즘을 통한 안정적인 가격 유지, 투자 고수익, 실물 전자상거래에서의 이용 지원 등을 내세우며 시가총액 10위권까지 진입했다.
하지만 2022년 5월 단 며칠 만에 99.99% 폭락해 큰 피해와 업계 파장을 일으켰다. 전 세계 피해 규모는 400억 달러(50조원)로 추정되며, 국내에서는 투자자 28만명이 3000억원 상당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후 도피 생활 중 2023년 3월 23일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으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행 전세기에 탑승을 시도하다 체포됐으며 공문서위조 혐의로 재판을 받아 2023년 6월 4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우리나라와 미국이 모두 권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청구하고, 권씨 역시 한국 송환을 희망했지만 2024년 12월 31일 미국으로의 최종 송환이 이뤄졌다.
메릭 갈런드 미 법무부 장관은 수익을 세탁하고 흔적을 감추려 했다는 의혹이 있는 권씨의 송환을 성사시켰다면서 "이제 미국 법정에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별 범죄마다 형을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택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100년 이상의 징역형이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작년 FTX 공동 창업자 샘 뱅크먼 프리드를 성공적으로 기소했던 맨해튼 미국 검찰이 권씨 사건을 맡고 있다. 샘 뱅크먼 프리드는 7건의 형사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25년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권씨와 테라폼랩스에 제기한 민사 사기 소송은 이미 유죄 판결이 났다. 테라폼랩스는 소송 해결을 위해 44억7000만 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으나 이후 파산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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