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공휴일 지정 설 황금연휴 된다는데…얼어붙은 소비 해법될까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4일 서울 시내의 식당 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12.24.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당정이 내수진작을 위해 설 연휴 전날인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얼어붙은 소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른 소비지출액이 2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한편, 일각에서는 길어진 휴가로 해외여행 늘고 제조업 등 조업일수는 감소해 오히려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주말과 설 연휴 사이에 끼어있는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 엿새 간의 연휴가 생겼다. 31일 연차 등 휴가를 낼 경우 최장 9일의 연휴를 누리게 된다.  지난 2023년 10월2일과 작년 10월1일 이후 윤석열 정부 들어 세 번째 임시공휴일 지정이다.

당정 임시공휴일 지정에 나선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경기 상황이 자리잡고 있다. 내수가 더딘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12·3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로 연말·연시 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전날 발표한 \'1월 경제동향\'에는 \'경기 하방 위험이 증대\'라는 표현이 2년 만에 재등장했다.

KDI는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정치 상황으로 경제심리도 악화했다\"고 지적하며 \"최근 정국 불안에도 환율 및 주가 등 금융시장 지표의 동요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으나 가계와 기업의 심리지수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발표한 '1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생산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경기 개선이 지연되는 가운데,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증대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100.7)에 비해 대폭 하락한 88.4를 기록했다. 특히 현재경기판단(70→52)과 향후경기전망(74→56)이 급락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실제로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100.7)에 비해 대폭 하락한 88.4를 기록했다. 현재경기판단(70→52)과 향후경기전망(74→56) 또한 급락했다. 이미 실물 지표 영향도 가시화하고 있다. 통계청 실시간 소비지표인 나우캐스트 조사 결과를 보면 계엄·탄핵 여파로 신용카드 이용액이 12월 둘째 주(7~13일) 전년 대비 -3.1%를 기록하며 마이너스 전환했다.

관건은 임시공휴일 지정이 이같은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 여부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20년 당시 \'8·17 임시공휴일 지정의 경제적 파급효과\' 보고서를 통해 임시공휴일로 인한 경제 전체 소비지출액이 약 2조1000억원에 달한다고 추정한 바 있다.

생산유발액 4조2000억원, 부가가치유발액 1조6300억원, 취업유발인원 3조6000명 등으로, 숙박업, 운송서비스업, 음식업, 오락문화서비스업 등에 주로 파급효과가 미칠 것이라는 설명했다.

다만 주로 교외지역의 서비스업에 영향을 미쳐 단체 회식 등의 취소로 타격을 입은 도심지 소상공인을 위한 대책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시선도 상존한다.
[인천공항=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설 연휴 첫날인 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이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4.02.09. [email protected]
특히 최장 9일간의 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장거리 해외여행 수요 증가도 무시할 수 없다. 해외여행객이 크게 늘어날 경우 내수 진작 효과가 미미한 수준에 그칠 수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국내소비지출을 증가율은 5개 분기 연속 2%대에 머무르고 있는 반면, 거주자의 국외소비지출은 작년 3분기 기준 24.1% 증가했다. 외국인 등 비거주자의 국내소비지출은 12.6%에 그쳤다.

오히려 임시공휴일 지정은 조업일수를 감소시켜 제조업 생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임시공휴일을 지정했던 2023년 10월 전산업생산은 1.6% 감소했고, 작년 10월에도 0.3%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미 소비가 침체된 상황에서 임시공휴일 지정의 뚜렷한 내수진작 효과를 잘 모르겠다\"며 \"현재 심각한 타격을 입은 곳은 도심지 골목상권인데 원인과 해법이 맞는지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화폐 등 소속 정당과 관계 없이 내수를 살릴 방안을 짜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사진은 22대 국회 본회의 모습. 2025.01.08.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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