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전문가들은 경제 전망이 개선되면서 미국의 첫 금리인하 시기가 여름까지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경제 전문가 그룹은 대부분 연준이 6월이나 7월에 올해 첫 금리인하를 단행하고 연말까지 서너 차례 0.25%p 폭의 금리인하를 진행할 것이라고 예상을 내놨다.
작년 12월 연준은 올해 세 번의 0.25%p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지난 1월까지도 3월 첫 금리인하를 시작해 6차례 금리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작년 4분기 강력한 경제 성장세와 올해 1월 고용 호조가 확인되면서 통화당국이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게 됐다고 진단하고 있다.
아울러,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작년 말 예상치 대비 2배 높은 2%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 12월에 이어 연준의 경제·금리 전망치가 발표되는 3월 FOMC에서 1.4%인 GDP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될 것이라는 예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언스트앤영(EY) 수석 이코노미스트 그레고리 다코는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2.2%로 상향 조정했다. 그는 "미국 경제는 여전히 매우 견고하며 글로벌 성장의 주요 엔진이 되고 있다"면서 "역풍이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민간 부문이 곧 위축될 것이라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S&P글로벌 레이팅스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 사티암 판데이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11월 전망치 1.5%보다 높은 2.4%까지 상향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는 미국 경제 성장의 배경에 소비자의 계속적인 소비 의지가 자리하고 있다고 봤다. 높은 금리가 경제를 압박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소비 심리는 크게 위축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소비자는 연초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나은 대차대조표를 가지고 있다"면서 "고용시장이 견고하게 유지되는 한 소비지출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예상되는 약간의 소비 둔화 시기는 하반기까지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지속적인 경제 강세로 인해 연말까지 금리인하가 계속 보류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채권 금리가 낮아져 자본비용이 완화되면 금리인하 보류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모건스탠리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 엘렌 젠트너는 강한 경제 성장이 연준이 긴축 정책을 펼칠 가동 범위를 확대해주는 가운데 금융여건 완화로 물가상승세가 다시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소비지출(PCE) 기준 물가상승률은 2022년 6월 6.8%에서 2024년 1월 2.4%까지 진정됐지만 지난 1월 전월 대비 PCE는 상승폭을 확대했고 고용시장도 강세를 나타냈다. 이 같은 상황이 너무 이른 금리인하에 대한 연준의 경계감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 전문가는 "경제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인다고 해서 연준이 금리인하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연준이 금리를 낮추는 데 상당히 신중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록은 "금융여건이 계속해서 완화된다면 경제 성장세는 강해질 것이고 연준은 첫 번째 금리인하 시기를 더 늦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6일과 7일(현지시간) 각각 하원과 상원 의회 청문회에 참석해 경제 전망과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물가상승률이 2% 목표 수준을 달성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 23년 최고 수준인 5.25-5.5%의 금리를 낮추기 시작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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