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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슈퍼히어로 된 라미란 "이젠 멜로 할 차례죠"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솔로 활동 하다가 그룹으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최근 배우 라미란(50)은 주연 배우였다. 2019년 \'걸캅스\'를 시작으로 \'정직한 후보\' 시리즈(2020·2022) \'고속도로가족\'(2022)에 \'시민덕희\'(2024)까지. 그는 주연급 배우가 아니라 단독 주연을 하는 배우였다. 여성 배우가 맡을 수 있는 역할이 적은데다가 한정돼 있기까지 한 한국영화 현실을 생각할 때 독보적인 필모그래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새 영화 \'하이파이브\'(5월30일 공개)는 라미란이 새삼 얼마나 빼어난 조연 배우였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다수 배우가 분량을 나눠가져야 하는 이 작품에서 그는 부산하지 않게 자기 몫을 해내면서도 때로 특유의 폭발력으로 순식간에 신(scene)을 장악하는 힘을 보여준다. 바로 이 에너지 덕분에 단역으로 연기를 시작한 그가 조연을 거쳐 주연이 됐다고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다.

\"솔로 활동하다가 그룹으로 돌아온 것 같 느낌이었어요. 기댈 수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훨씬 부담이 덜하더라고요. 같이 뭔가를 한다는 건 참 좋은 일입니다. 물론 다른 작품도 다 같이 협력해서 하는 일이지만 이런 느낌은 아니었거든요. 그 떠들썩한 현장이 참 재밌었습니다.\"

\'하이파이브\'는 정체불명의 초능력자가 죽기 직전 장기를 기증하고, 장기를 물려 받은 평범한 사람 5명이 초능력을 얻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라미란이 연기한 \'선녀\'는 실제 나이와 같은 1975년생 야쿠르트 아줌마다. 신장을 이식 받은 선녀는 초능력이 생겼다는 증거는 있지만 그 능력을 발현하지 못하다가 뒤늦게 자신만의 슈퍼 파워를 알게 된다.

마블이나 DC가 만든 영화와는 분명 결이 다르지만, \'하이파이브\' 역시 일종의 슈퍼히어로영화. 하지만 라미란은 이 작품을 슈퍼 히어로 영화로 생각하지도 않았고 그게 선택의 이유도 아니었다고 했다.

\"사실은 제가 히어로물을 별로 안 좋아해요.(웃음) 많이 안 봐서 잘 모릅니다. 슈퍼 히어로 영화라서 이 작품을 선택한 게 아니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게 능력을 갖게 된다는 것, 그 능력을 제대로 활용할 줄도 모른다는 설정이 저를 설득한 거죠. 저를 선택한 이유가 뭐겠어요. 멋지게 날아다니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으면 저를 캐스팅 하지 않았을 거예요.\"

극중 선녀는 간접적인 슈퍼 파워를 가지고 있다. 다른 능력자의 손을 잡게 되면 그 능력을 다른 사람에게 옮길 수 있다. 힘을 한 곳으로 몰아주기도 하고 각기 다른 곳에 나눠줄 수도 있다. 선녀의 손을 맞잡고 힘을 합치면 그 어떤 히어로보다 폭발적인 힘을 낼 수 있게 된다. 평범한 사람들이 힘을 모아 악당에 맞선다는 콘셉트에 정확히 부합하는 캐릭터이고 인물이다.

다만 라미란은 극중 완서(이재인)의 능력이 더 탐난다고 했다. \"선녀 능력은 뭐가 보여지는 게 아니잖아요. 야쿠르트에 빨대 꽂는 게 다죠.(웃음) 전 완서의 능력을 갖고 싶어요. 완서가 자기 능력을 알게 된 뒤 언덕길을 뛰어 올라가는 장면 있잖아요. 카타르시스가 대단하더라고요. 그 능력을 갖게 되면 특별히 뭘 하고 싶기보다 그냥 뛰어다니고 싶어요.(웃음)\"

라미란은 \'하이파이브\' 촬영 현장이 즐거웠다는 말을 수 차례 했다. 완서를 연기한 이재인을 빼면 다른 작품에서 이미 만난 적이 있는 배우들인데다 안재홍 등은 사적으로도 자주 만나는 배우여서 편할 뿐만 아니라 어떤 때보다 호흡이 좋았다는 얘기였다. 동료 배우들과 호흡을 얘기하다보니 배우 유아인에 관해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22년 유아인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이 영화 개봉 일정은 무기한 연기됐었다. 그 해 \'하이파이브\'는 개봉을 준비 중이었다.

\"유아인씨가 캐릭터를 잘 살려줬어요. 딱 느낌을 준달까요. 유아인씨와도 현장에서 매우 즐거웠습니다. 함께하지 못하는 게 아쉬울 뿐이죠. 어쨌든 잘 극복하길 바랍니다. 자기 삶을 살아가길 바래요. 살아야죠. 어떤 식으로든 대가를 치른 뒤에 또 좋은 시기가 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최근 라미란은 살이 쏙 빠진 모습으로 등장해 주목 받았다. 유튜브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13㎏을 감량했다고 했다. 관리 안 하고 편하게 먹다 보니 몸무게가 급격히 불었고, 체중이 늘어난 뒤 무기력증이 생기고 건강마저 무너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끼자 본격적인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그는 \"여기서 3~4㎏ 더 뺄 생각\"이라고 했다.

\"살을 뺀 김에 기존에 제 이미지를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기존에 제가 가진 둥실둥실하고 선한 이미지 역할을 제 시그니처로 삼는 것도 너무 좋죠. 하지만 다른 것도 해보고 싶어요. 할 수 있는 게 많아야 저를 계속 찾아줄 것 같거든요. 하고 싶은 장르요? 이제 멜로로 가야죠.(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