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의장 인터뷰 \"금리인하 시기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 아냐\"

제롬 파월 연준 의장 / CBS 60MINUTES 인터뷰 영상 갈무리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금리인하 시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 적정 시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견해를 내놨다.

4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 '식스티 미닛(60 Minutes)' 인터뷰에서 "통화당국은 올해 금리인하를 신중하게 진행할 것이며 시장 예상보다 상당히 느린 속도로 움직일 것"이라면서 조기 금리인하 의사가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제롬 파월 의장은 2년 간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정책에 들어가기 약 11개월 전인 2021년 4월 이후 처음 해당 방송에 출연하며 23년 최고 금리에서의 정책 선회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미국 통화당국은 지난 30일, 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진행해 4회 연속 금리를 동결해 5.25%~5.50% 범위를 유지하기로 결정했으며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만 성명을 통해 "물가가 2%로 움직이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얻을 때까지 금리인하는 적절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고,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제롬 파월 의장의 입을 통해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낮다며 시장 기대를 꺾었다.

연준 의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금리인하를 위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은 아닐 수도 있다"면서 "물가가 2%로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는 더 많은 근거를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은 적절한 정책 대응을 통해 물가가 개선되고 있다는 데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됐다면서도 "금리인하를 시작하는 매우 중요한 단계를 밟기 전에 조금 더 확신을 갖고 싶다"고 강조했다.

작년 12월 개별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담은 점도표는 올해 세 차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연준 의장은 "3월 FOMC에서 (금리 전망을) 업데이트하겠지만 그 동안 기존 예측을 극적으로 바꿀 만한 일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7주 남은 3월 FOMC 회의에 그 정도 수준의 확신을 얻게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3월 금리인하설을 일축했다.

선물시장은 현재 5월 첫 금리인하(57.2%)를 시작으로 연내 5차례의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15.5%로 크게 낮아졌다.

제롬 파월은 시장과 당국 간 견해 불일치에 대해 "당국은 시장에 주목하고 있고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미국이 물가와 싸우는 데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가져줄 것"을 촉구했다.

이날 연준 의장은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며 통화 긴축 상태를 유지할 여력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현재 경제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연준이 금리인하 시점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은 금리인상 주기 초반이었던 2022년 8월 열린 잭슨홀 회의에서 "긴축 정책이 약간의 고통을 초래할 것"을 경고했었지만 실제로 금리인상에 따른 고통이 현실화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약간의 고통은) 실제로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걱정했던 유형의 고통이 없었다는 것은 정말 긍정적인 일이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준 의장은 세계 경제가 팬데믹에서 광범위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전 세계 물가 상승세가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제는 계속해서 강력히 성장하고 일자리 창출 수준이 높은 가운데 물가가 내려가고 있고 지속하지 않을 만한 요인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기침체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지만 현재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진 않았다고 본다"면서 이러한 경기 침체 없는 금리인하 상황은 "역사적으로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 CBS 60MINUTES 인터뷰 영상 갈무리

남은 위험 요인으로는 지정학적 사건을 짚었다. 파월 의장은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의 전쟁과 잠재적인 아시아 지역 상황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이러한 (지정학적) 문제들이 위험을 나타낸다"면서 "문제는 이러한 위험 요소가 큰 경제적인 문제로 이어질 것인가"라고 설명했다.

연준 의장은 이런 일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지만, 유가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갈등이 확산돼 대중 확신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는 실제적인 위험 요인으로 연준은 이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커뮤니티뱅코프 주가 폭락으로 불붙은 지역 은행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작년 4분기 1억7200만 달러의 이익을 보고했던 해당 은행은 지난 분기 2억5200만 달러의 막대한 분기 손실을 기록하며 시장 우려를 촉발했고 약 이틀 동안 주가가 40% 빠졌다.

지난 3월 지역 은행권이 겪은 위기에 비해 큰 여파는 없지만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 상황에 따른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준 의장은 "놀랄 만한 일들이 많았던 만큼 미래를 예견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면서도 "미국 전역의 연쇄적인 은행 부실이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이어졌던 2008년의 상황이 반복될 위험이 크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날 제롬 파월 의장은 올해 11월 대선 기간 동안 자신과 연준 인사들이 정치적 압력에 흔들리지 않을 것을 거듭 강조했다.

제롬 파월은 "연준은 결정을 내릴 때 정치를 고려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결성의 가치는 값을 매길 수 없으며 결국 그것이 전부"라면서 "연준은 연준의 무결성을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통화정책 결정에 정치적 문제가 반영되면 더 나쁜 경제적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면서 경제연착륙 가능성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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