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앞두고 대규모 기부 행렬…두달 새 3000억원 모금

[팜비치=AP/뉴시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12월31일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 신년 전야 파티에 참석한 모습. 2025.01.02.[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이후 여러 기업 등으로부터 3000억원가량의 기부금을 쓸어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각) 해당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11월5일 대선일 이후 두달 동안 트럼프 당선인 측에 2억 달러(약 2944억원) 이상의 모금액이 기부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부금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준비 및 정치 활동 기금, 그의 대통령직 유산을 보존·관리하는 \'도서관\' 운영 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중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 준비위원회에 밀려든 기부금은 현재까지 최소 1억5000만 달러(약 2208억원)이며, 이는 2017년 트럼프 집권 1기 취임식 당시의 1억700만 달러(약 1575억원)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주요 후원자 목록엔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와 마찰을 빚었던 기업들도 대거 포함됐다.

과거 트럼프 당선인을 향해 \"우리 민주주의를 침식한다\"고 비판하는 등 그에 대해 적대적인 모습을 보였던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100만 달러(약 14억원)를 기부했다.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선거 시행을 위한 기부금으로 갈등을 겪었던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CEO도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이외에도 오픈AI, 화이자, 우버, 제너럴 모터스(GM), 골드만삭스, 포드자동차, 도요타자동차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트럼프 당선인을 위해 대규모 기부금을 내놨다.

한국 현대자동차와 SK그룹 등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을 대리하는 로비회사 차트웰 스태리지도 취임식을 위해 300만 달러(약 44억원) 이상을 기부했다.

특히 리플, 로빈후드와 같은 암호화폐 기업들도 트럼프 당선인을 향한 기부 행렬에 동참한 점도 주목된다.

리플은 자체 암호화폐 \'XRP\'로 500만 달러(약 73억원)를 기부하며 최대 규모의 기부자로 이름을 올렸고, 로빈후드는 200만 달러(약 29억원)를 후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미국을 지구의 암호화폐 수도로 만들겠다고 하거나 모든 비트코인이 미국에서 채굴돼야 한다고 말하는 등 \'가상자산 대통령\'을 자처하고 나섰다.

로빈후드의 대외정책 담당 부사장 메리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성명을 내어 \"트럼프 2기 행정부와 협력해 시장의 긍정적 변화를 추구하고, 고객을 위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모금 활동을 통해 취임식 준비뿐만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강화하고 후원자들과의 관계를 공고히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후원자들에겐 오는 20일 취임식을 전후로 열리는 고급 만찬 및 행사에 초청될 기회가 주어진다.

후원 마감일은 오는 10일이며, 이는 주요 후원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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