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 천문학적 리퍼럴 수익…\"왕서방\" 권좌 앉은 인플루언서 ①

사진 = 인플루언서의 리퍼럴 수익이 예사롭지 않다 / 셔터스톡

구독자 팬덤이 인플루언서의 수익 창출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긴다"는 옛말이 떠오른다.

가상자산 시장의 겨울이 끝나갈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가상자산 재테크 전문 인플루언서의 인기도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다. 그들이 운영하는 채널은 규모와 상관 없이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리퍼럴(레퍼럴, referral: 소개, 추천) 링크가 기재돼 있다는 것. 구독자가 이 링크로 해당 거래소에 회원가입하면 수수료 일부를 할인받는 혜택이 제공된다. 더불어 인플루언서 역시 거래 수수료 중 일부를 커미션으로 챙긴다.

그런데 리퍼럴 커미션이 예사 수준을 훌쩍 뛰어 넘는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연간 수백억원 대의 리퍼럴 수입을 올리는 인플루언서만 여럿"이라고 증언한다. 영향력에 따라 리퍼럴 요율에 차등이 있지만 적게는 수수료 중 50%에서 많게는 80%까지 자기 몫으로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VIP 인플루언서는 거래소 대표가 직접 관리하기도 한다"라며 "계약을 비롯한 접대는 주로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이뤄진다"고 귀띔했다. 그는 "리퍼럴 파트너로부터 유입되는 투자자 매출은 실질적으로 그들이 없었다면 발생되지 않았을 매출이기 때문에 요율을 높게 책정하더라도 거래소엔 이익"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구조는 흡사 카지노의 운영 방식과 매우 비슷하다. 최근 카지노를 소재로 다룬 최민식 주연 드라마 '카지노'에 등장하는 롤링업자(과거 차무식, 양정팔)가 리퍼럴 파트너와 같은 역할을 한다. 고객을 유치하고, 그들이 배팅한 돈 중 일부를 카지노로부터 커미션 명목으로 받는다.

롤링업자는 수익금 중 일부를 고객의 숙박비, 여비 등의 명목으로 투자하는 데 반해 리퍼럴 파트너는 이 같은 노력조차 필요 없다. 그야말로 '황금 알을 낳는 거위'나 다름 없다. 리퍼럴 VIP 파트너인 유명 인플루언서에겐 광고나 후원 등으로 플랫폼에서 발생되는 수익은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투자자도 리퍼럴 링크로 가입해야 소정의 거래 수수료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파트너에게 돌아가는 수익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인플루언서들의 명성이 유지되기만 하면 투자자 풀은 점점 늘어나고, 기간별 수익금도 누적돼 커미션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유명 인플루언서들은 방송을 매우 열심히 할 뿐만 아니라 투자 독려와 신규 투자자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투자 유치를 위해 이들이 활용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투자대회 개최다. 고액의 상금을 미끼로 다회차의 거래를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몇몇 투자대회의 조작사실이 폭로되면서 투자자로부터 신뢰를 잃는 사례도 있었다. A가 비트겟 거래소에서 개최했던 투자대회가 폭로된 게 대표적 사례.

A가 함께 일하던 편집자에게 금전지급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는데, 이에 분노한 편집자가 A의 조작 증거화면을 제시했다. 이 일로 ▲A는 채널을 삭제하고 도망갔으며 ▲비트겟은 해당 대회를 급하게 중단했다. 당시 사건에 대해 비트겟이나 A의 명쾌한 해명이 없이 유야무야 마무리되면서 여전히 논란으로 남아 있다.

더 큰 우려는 개인적 일탈을 넘어 비트겟이 조직적으로 조작에 가담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기 전 A는 비트겟의 직원 혹은 비트겟과 계약한 BD(비즈니스 디벨로퍼)로 활동해 왔던 이력이 있기에 개인적 비위를 넘어 조직적 범죄가 아닌가 하는 의혹이 남는다.

리퍼럴 구조에 대해 잘 아는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리퍼럴은 대체로 롤링 형태로 계약이 이뤄지고 있지만 과거엔 죽장 형태로 운영되기도 했다"라며 "거래소와 파트너가 의도적으로 조작했다면 A가 죽장 총판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앞서 언급한 카지노의 롤링업자 역할인 롤링 파트너는 투자자의 손실 여부보다는 수수료가 많을 수록 큰 수익이 발생한다. 즉, 투자자의 손실보다는 투자자가 이익을 거두면서 거래를 많이 할수록 이익이다. 반면, 죽장 총판은 고객의 손실액 중 일정비율을 배당받는 계약을 한다. 이들은 투자자의 투자 건수나 활동이 아닌 손실 발생이 수익 지표가 된다.

B가 개최한 투자대회에서는 수차례 조작 논란이 있었고, 최근 바이비트는 "B가 다계정을 사용하는 규정지침 위반을 발견해 실격처리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B는 A보다 훨씬 유명한 인물로 자신을 ▲비트코인 트레이딩 대회 세계 1위 ▲세계대회 최다우승 기록 및 최고 수익률 기록 보유자로 자신을 포장해 왔다.

② 편에 계속…[심층기획] 천문학적 리퍼럴 수익…유사투자자문업 신종 먹거리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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