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왼쪽),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센터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1차 후보자 토론회를 준비하는 모습. 연합뉴스최근 실시된 대선 후보자 TV토론에서 나온 에너지 관련 발언 중 상당수가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정보를 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에너지전환포럼은 지난 18일 실시된 대선 후보자 TV토론의 에너지 관련 발언을 분석한 \'대선 TV토론 에너지 부문 팩트체크\'를 22일 발표했다.포럼은 팩트체크를 통해 △풍력발전 산업의 외국 의존도 △풍력의 불안정성 △재생에너지 기반 데이터센터 우려 △핵폭탄에 대한 원전 안전성 등의 주제에 대한 다수의 발언이 기술적 현실 또는 국제적 비교 기준과 맞지 않거나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했다.연합뉴스우선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풍력발전은 개발 및 운영의 66%, 제조의 83.4%, 금융의 100%가 외국에 넘어가 있고 대부분은 중국 쪽\'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포럼은 \"타워분야 세계 점유율 1위의 CS윈드, 해저케이블 부문의 글로벌 강자인 LS전선 등 수많은 국산 기자재가 국내 해상풍력에 사용되고 있다\"고 반박했다.또 \"일부 부품(터빈 등)을 제외하면, 타워·하부구조물·해저케이블 등 주요 부품에서 한국 기업들이 대만, 영국, 베트남 등 글로벌 시장에서 활발히 수출을 이어가고 있다\"며 \"국내 해상풍력에도 대부분 국산 기자재가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이 후보가 \'풍력발전은 초속 25m 바람이 불면 가동을 중지해야 한다\'고 한 데 대해서도, 포럼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포럼은 \"최근 생산되는 14MW급 대형 터빈의 경우 28~31m/s까지 작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태풍 상황에서도 모든 풍력발전단지가 동시에 멈추는 경우는 드물고, 오히려 최대 출력을 내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기상청 국가태풍센터가 발간한 \'2024 한반도 영향태풍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태평양에서 발생한 26개의 태풍의 최대 발달 강도 분포 중 가장 많은 것은 \'중(25m/s 이상~33m/s 미만)\'이하로 57.7%에 달했다.포럼은 \"오히려 태풍으로 인한 원전이나 송전망이 훼손되어 멈춘 사례가 더 많았다\"고도 했다. 실제 태풍 \'매미\'와 \'마이삭\', \'하이선\' 등으로 원자력 발전기가 한꺼번에 가동 중단되거나 최소 출력으로 운전하게 되면서 전력수급에 심각한 영향을 준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아울러 포럼은 \'재생에너지 기반 데이터센터의 안정성\'에 대한 이 후보의 우려에 대해서도 \"미국, 유럽, 대만 등에서는 이미 풍력·태양광 기반 데이터센터가 운영되고 있다\"며 \"배터리 에너지 저장장치(BESS)나 하이브리드 전원 조합 등을 통해 간헐성을 보완하는 다양한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한국전력 제공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원전 안전성을 주장하면서 \"원자력 안전연구소 등에서 점검을 해봤는데 만약에 나가사키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원자폭탄 정도가 떨어져도 그 위에 원자로 반응을 하는 부분이 파괴되거나 원자력 자체에 고장이 없다\"고 한 언급도 논란이 된 바 있다.포럼은 \"핵폭탄은 원전의 격납건물은 물론, 필수 시스템을 마비시킬 수 있는 수준의 위력을 갖고 있으며, 일반 건물과 크게 다르지 않은 부속시설인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가 파괴되면 대규모 방사능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이번 팩트체크 발표는 일부 후보자들이 사실과 먼 에너지 기술 및 현황을 주장함에 따라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이에 기반한 정책 논의가 이뤄지길 바라며 작성한 것이라고 포럼은 전했다.에너지전환포럼 윤순진 공동상임대표(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는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국민의 불안을 조장하거나 정책 혼선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면서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권의 책임 있는 자세와 정보의 신중한 사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한편, 지난 18일 대선 후보자 경제분야 TV토론에 이어 오는 23일 사회분야 TV토론에서는 기후위기 대응 방안을 주제로 본격적인 공약검증토론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