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달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를 나서며 지지자들에 인사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오른쪽은 김건희 여사. (공동취재) 2025.04.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공천개입 의혹 수사 속도를 내던 검찰이 9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앞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대선 전 김건희 여사를 소환하려던 검찰은 추가 소환 통보 등 절차를 서두르는 대신 대선 후 조사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 여사에게 곧바로 추가 출석요구서를 보내지 않고, 조사 시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사건 관계인들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김 여사 휴대전화와 메모 등 관련 자료들도 확보해 분석한 만큼 김 여사 대면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부터 김 여사 측에 구두로 소환 조사 필요성을 전달하다가 지난 14일 검찰청으로 와 조사를 받으라는 출석요구서를 보냈다고 한다. 다만 김 여사 측이 건강 상태가 악화됐다는 사실을 증빙할 진단서와 함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조사가 진행되지는 않았다.
김 여사 측은 해당 사건이 공천개입에 관한 내용이기 때문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을 사유서에 담았다. 선거 기간에는 정치적 수사를 중단해 온 관행을 고려해 조사 시점을 6·3 대선 후로 조정해 달라는 의견도 전달했다.
검찰은 김 여사 측이 조사 관련 논의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점을 고려해 우선 조사 날짜를 확정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기조로 알려졌다. 대선 후 조사 등 김 여사 측이 제시한 일정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입장이라고 한다.
양 측은 김 여사 몸 상태 등을 고려해 조사 일정을 결정하기 위한 의견 교환을 해 왔지만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사의를 밝히며 변수가 생겼다.
이 지검장은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불기소 처분했다는 이유로 탄핵소추됐다가 지난 3월13일 직무에 복귀했다. 그는 탄핵소추로 인해 직무가 정지돼 있던 기간 건강이 급격하게 안 좋아졌고, 복귀 직후부터 사의 표명을 고심해 왔다고 한다.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 조사가 새 중앙지검장이 취임한 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지검장 퇴임 전 처분을 서두를 경우 생길 수 있는 불필요한 잡음을 고려하지 않겠냐는 해석이다.
한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기 수사를 하고 있는 서울고검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는 서울남부지검도 대선 전 김 여사를 직접 불러 조사할 경우의 수는 적어 보인다.
서울고검은 재수사팀을 꾸린 후 지난 21일 주가조작 공범으로 지목된 이모씨를 사건 관련자 중 처음으로 불러 조사했고, 관련자 추가 조사 등이 이어질 전망이다. 남부지검도 김 여사가 전씨로부터 샤넬백 등을 받았다는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를 수집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