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서환 "오징어게임2는 제게 새로운 풍경을 보여줬어요"

[서울=뉴시스] 배우 이서환. (사진=넷플릭스 제공) 2025.01.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감독님이 딱 하나 저한테 요구하셨던 게 있어요. 귀여워 달라고. 정배가 귀여워야 보는 사람이 몰입하고, 몰입돼야 더 임팩트가 있대요. 제나이가 오십이 넘었는데 귀여워지라니. 저한테 귀염상이 있대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2\' 공개 후 배우 이서환(51)은 신스틸러라는 호평을 한몸에 받았다. 주인공 성기훈(이정재)의 조력자로 주요 에피소드 곳곳에 배치돼 시청자 이목을 집중시켰다는 평이다.

3년 전 시즌1에서 기훈의 친구로 등장했던 그는 이번 시즌에선 게임 참가자 390번으로 돌아왔다. 비중이 커진 만큼 출연 분량도 확연히 늘었다. 자연스럽게 작품에 녹아든 그를 두고 황동혁 감독은 \"믿고 큰 역을 만들어도 될 것 같다\"며 극찬했다.

6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이서환은 \"그동안 드라마를 끌고 간 적이 한두 번 정도고, 그것도 비중 있는 역이 아니었다\"며 \"이 작품을 통해 강제로 도전하게 됐는데 \'시즌1처럼 하자, 어려울 거 있겠나\'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시즌1의 결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첫 번째였고, 기훈을 보자마자 믿음이 가니깐 편안하게 할 수 있었다\"며 \"주인공이 드라마를 잘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 그래서 이정재 선배님이 어떻게 하시든지 맞춰줄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2'.(사진=넷플릭스 제공) 2025.01.06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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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공개된 \'오징어게임 2\'는 456억원의 막대한 상금을 거머쥔 기훈이 잔혹한 게임을 끝내기 위해 목숨을 걸고 다시 한번 참가자로 뛰어들면서 벌어지는 여정을 그린다. 공개 후 전작에 미치지 못했다는 혹평이 나왔지만 공개 첫 주에만 시청 시간 4억8760만 시간을 기록하며 그 주 모든 넷플릭스 콘텐츠 통틀어 시청 시간 1위에 올랐다. 2위는 \'버진 리버\' 시즌6로 7610만 시간이었다.

이서환은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다\"며 \"이틀에 한 번 가는 빵집이 있는데 저를 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그때가 제일 뿌듯하달까\"라며 미소를 지었다. \"시즌2가 공개되면 어느 정도 인지도가 생길 수 있다고 말로만 막연하게 들었지 이렇게 연락이 오고 댓글을 보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다만 \"저도 모르게 어깨에 뽕이 들어가고 제가 했던 연기를 안 하게 될까 봐 경계하면서 마음을 다잡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농담처럼 위상이 달라졌다고 얘기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공감이다. 오히려 주변에서 느껴주길 바란다\"며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시즌2가 전편에 이어 흥행을 이어가자 일각에선 조연 배우 출연료가 회당 3억원이라는 추측도 있었다. 이에 대해 이서환은 \"그렇게 받았으면 정말 좋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촬영 날짜가 확정되고 나서 (다른 작품과) 왔다 갔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일정을 보니까 다른 걸 못 하는 스케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출연 당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며 회상했다. \"저 같은 조·단역 배우는 작품 수가 많아야 먹고 살아요. 한 작품으로 먹고 살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그래서 재작년에 경제적으로 힘들었고, 촬영이 끝나고 2024년부터 부랴부랴 작품을 했죠. 3억원은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서울=뉴시스] 배우 이서환. (사진=넷플릭스 제공) 2025.01.06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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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2\' 신스틸러로 평가받은 만큼 이서환은 극 분위기를 이끌었다. 소심하고 여리면서도 나서야 할 때는 나서는 모습으로 마지막까지 기훈의 조력자 역할을 해냈다. 특히 마지막 회에선 기훈의 반란 계획을 적극 수행하며 프런트맨을 찾아 나선다. 그러나 기훈이 보는 앞에서 안타깝게 죽음을 맞는다.

거액의 상금에 목숨을 건 다른 참가자와 달리 기훈을 배신하지 않고 지지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보면 정배가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에 의문이 든다. 이서환은 시즌1 속 정배의 모습에서 그 답을 찾았다고 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친구라도 이렇게까지 할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시즌1에서 정배는 기훈에게 300만원을 못 빌려줘요. 그 때문에 기훈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 같은 느낌이 미안한 감정으로 남아있죠.\"

정배의 죄책감은 시즌2에서 우정과 희생으로 극대화된다. 이서환은 마지막 회를 언급하며 \"기훈이 \'그래도 네가 내 친구잖아\'라고 말하는데 그 순간 정배는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죽기 직전까지 \'너 때문에 죽었어\'라는 감정보다는 함께 가지 못해 미안하다는 감정으로 했다\"고 전했다.

2004년 뮤지컬 \'노틀담의 꼽추\'로 데뷔한 이서환은 다양한 작품에서 독창적인 연기력을 선보였다. 드라마 \'닥터스\' \'크리미널 마인드\' \'스케치\' 등에서 단역과 조연을 맡으며 경력을 쌓았고, 틈틈이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도 올랐다. 최근에는 드라마 \'하이스쿨 언더커버\'에 합류했다.

정배의 활약은 시즌2에서 멈추지만 이서환은 올 여름에 공개될 시즌3를 기대해달라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서 있는 위치가 달라지만 풍경이 달라진다고 하잖아요. \'오징어 게임\'은 저에게 다른 풍경을 보여줬어요. 아예 다른 평소와 제가 볼 수 없었던 풍경을 보여주는 작품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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