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포영장 재집행 앞두고 관저 앞 '폭풍 전야'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재청구한 내란수괴 혐의 체포영장을 발부해 유효기간을 연장한 가운데 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출입구에 관계자들이 오가고 있다. 2025.01.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오정우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되면서 2차 집행 일시를 두고 윤 대통령의 한남동 관저 앞은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재발부받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은 2차 집행을 앞두고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는 반면 대통령경호처는 차벽과 철조망으로 관저를 요새화해 대비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 체포를 반대하는 단체들이 다시 관저 앞으로 집결한 가운데 체포를 촉구하는 시민단체들도 가세할 태세여서 양측 간의 대치 전선이 재형성되는 형국이다.

8일 이른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은 체포영장이 다시 집행돼 탄핵 찬반 지지 단체들의 충돌이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폭풍전야’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를 중심으로 보수 집회와 유튜버들은 밤샘 집회를 이어가며 체포영장 집행을 가로막는 데 주력하고 있었다.

오전 6시께 보수 집회 참여자들은 철야를 이어간 천막에서 나오며 비닐을 둘러쓴 채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기 시작했고 북소리에 맞춰 \"이재명 구속\" \"탄핵 반대\" 등 구호를 외쳤다.

서울 구로구에서부터 밤샘 집회를 위해 달려왔다는 윤혜정(66)씨는 \"패딩과 방한 내의 등 5겹으로 중무장했다\"고 웃어 보였다. 윤씨는 \"뉴스를 보니 재집행 및 영장 (만료) 기간이 안 나왔다고 들어서 끝까지 이곳을 지킬 예정\"이라며 \"나중에 체포하러 오면 여기서 다같이 막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캐리어에 옷가지 등을 넣고 천막에서 밤을 보냈다는 60대 허정숙씨는 \"나중에 나라 빼앗기고 후회할까봐 밤샘 집회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함께 밤을 지새웠다는 A씨도 \"줄다리기는 청팀 백팀 둘 중 누구 하나 이겨야 끝나는 싸움\"이라며 \"푸른 민주당을 이길 때까지 여기를 지켜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통행에 불편함을 호소하거나 탄핵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는 시민도 많았다. 한 시민은 관저 부근 육교를 지나가며 \"또 확성기를 대고 집회를 이어간다\" \"체포해야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집회 현장을 지나가던 다른 시민도 \"버스를 탈 수 없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탄핵 찬성 시민과 보수 집회 참가자 사이에 언쟁이 빚어지기도 했으나 물리적 충돌로는 이어지지 않았고 오전 9시 기준 관저 부근에서 연행된 인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전 7시께 관저 안에는 중형 버스 2대가 차벽을 이루고 있었다. 체포영장 집행 소식이 들리지 않는 터라 지난 3일 체포영장 집행 당시 보다는 경비 태세가 삼엄해 보이지는 않았다.

한편 경호처 인력으로 추정되는 이들 3명은 영하 3.3도에 달하는 추위 속 검은 패딩으로 중무장한 채 추위를 견뎌내거나 가벼운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충돌 상황 등을 대비하기 위해 현장에 나선 경찰도 굳은 표정을 짓는 대신 혹한과의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한편, 오동운 공수처장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체포영장을 집행했는데 경호처로 인해 영장 집행이 무산됐다\"며 \"2차 집행이 마지막 영장 집행이라는 비장한 각오로 철두철미하게 준비해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공조수사본부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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